EUROPE

동유럽 슬로베니아 제2의 도시 마리보르

아일랜드곰 2025. 3. 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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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을 가본 적이 없어서 살짝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파리에 살면서 소매치기들이 거의 다 동유럽에서 온 청소년들이었고 그 이미지 하나로 동유럽은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었지요.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를 제 입으로 불러본 적도 없었고 어쩌다 들르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내본 여기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마리보르는 한국 직항은 없고 오스트리아 직항을 타고 가는 게 가장 편한 코스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편이 일주일에 2~3편 있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여행할만한 곳은 아닌데, 마리보르라는 슬로베니아 제2의 도시를 구경해 본 감상평으로
조용하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마리보르 중심지에는 심야에도 사람들이 많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았으며 치안이 안 좋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여기저기를 거닐었는데 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많이 오갔었어요.

목적이 없는 여행이라,
그런 여행을 왜 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목적이 분명하다면 잠시 머릿속을 비워두고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쇼핑에 정신이 없거나, 워터파크를 가야하거나, 디즈니랜드를 가야한다면 분명 거기에 온전히 빠져있겠지요.
집에 있거나 동네에 있다면 식구들과 해야할일을 하고 다가오는 가족 이벤트를 챙기느라 여전히 정신이 없을테니까요.

어쩌다 주어진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감사할 때도 있다는 걸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목적없는 여행의 필요성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큰다면 이런 여행 한 번 쯤은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유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시골 같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이 정도며 아주 깔끔하고 정돈된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거리가 지저분하지 않고 쓰레기가 많이 없는 것만 봐도 평온함을 느낄 수 있지요.

슬로베니아를 가기 전까지 몰랐는데 BC5세기경부터 와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벼락치기로 알아보고 뭔가 사 오려 했지만 대형마트를 가도 와인 코너에 한정된 지역의 와인만 팔더군요.

제가 파리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모를 땐 병의 목 부분에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스키터가 붙은 와인을 사면됩니다.
보통 금메달은 월드클래스 거나 프랑스 전역에서 상을 받은 와인이지요.
물론 특정 해에 해당되지만 그것만 해도 이미 입증된 와이너리입니다.
보통 금메달은 35유로~40유로 정도 가격대고, 한화로 이제 5~6만 원가량으로 부담되면 은메달, 또는 동메달 와인을 사면됩니다.
최소 그렇게만 사도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은메달은 당연히 맛있고 동메달도 좋더군요.
그 정도는 20유로 이하로 구매 가능합니다.
이번에도 은메달 2개 사 왔습니다.





유럽에 와있는데 유럽이 그리운 건 무슨 감정이지요..

겨울인데 아주 춥지도 않고 코트를 입어도 되는 이 계절이 좋습니다.

쌀쌀하면서도 살을 파고드는 엄청난 추위가 아닌 견딜만한 이 날씨가 오랜만이었어요.





슬로베니아 현지 요리는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동네에서 그나마 좀 유명하다고 하는 퓨전 요릿집에 왔는데 립/감자/각종 야채/너겟 섞은 이런 요리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소고기 스테이크는 맛있었는데 이게 이 지방 요리인지는 모르겠네요. 어딜 가나 있는지라..




Europark라고 하는 마리보르 최대 쇼핑몰입니다.
이제 중년이 되니 가장 재밌는 게 슈퍼 구경입니다.
대형 슈퍼마켓이 있어 이것저것 식구들 줄거랑 친구들 줄 거 쇼핑하는 재미로 저녁을 보냅니다.

https://maps.app.goo.gl/WgYFR9niqQAg7qF26?g_st=ic

Shopping center Europark Maribor · 4.5★(9627) · 쇼핑몰

Pobreška cesta 18, 2000 Maribor, 슬로베니아

www.google.com


참고로 식당은 별로 맛이 없고요, 그냥 소규모 소문난 매장이 더 맛 있습니다.






대신 야경이 멋있더군요.

Titov Bridge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인데 위험하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한국 사람이라곤 전혀 구경 못 하다가 집으로 오는 날 겨우 한 팀 만났습니다.

슬로베니아, 마리보르,
지역적 특색을 크게 느낄 수 없지만 유럽의 분위기는 느낄 수 있고,
인구도 적고 특화 산업이 별로 없어 외산 브랜드가 지배적이고 그러다 보니 물가도 별로 싸진 않습니다.
여행을 간다면 별로지만, 조용하게 2~3주 살아보라면 좋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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