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os Aires

유럽과 남미의 아르헨티나 레트로 여행, 부에노스아이레스

아일랜드곰 2022. 11. 8. 16:20
300x250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여행

남미의 Paris, 아르헨티나 Buenos Aires


직역하면 Good air, 착한 공기라고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입니다. 대통령 궁이 있고 유럽 건축양식들이 그대로 들어와 마치 1980년대에서 멈춰있는 듯한 시간여행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지요. 

1536년 스페인에 의하 최초 발견된 이후로 많은 구역 변경과 역사가 있지만 여행자로서 느낀 소감과 경험을 중심을 소개하겠습니다. 

 

남에메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데도 여기를 여행 간다는 걸 상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테아트로 콜론

 

배우자를 만나고 어쩌다 대화 중 죽기 전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고 했고, 그곳이 바로 Buenos Aires였습니다. 그 후 작심하고 여행을 계획했어요. 어쩌면 배우자를 만나기 전엔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고 아르헨티나는 축구 선수 마라도나 이외에는 아는 게 없었을 겁니다.

 

 

 

 

 

BA, 남미 대륙에서도 꽤 남쪽에 위치해 있고, 스페인어를 사용합니다. 간단한 숫자 정도는 스페인어로 준비하는 게 조금은 편합니다.  최남단으로 가면 우리가 요즘 많이 입는 티셔츠 명칭으로 유명한 파타고니아가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빙하까진 못 보고 온 게 아쉽네요.

 

바다 건너 가까이 우루과이가 있고 약 40여분 취항하는 여객선을 타면 콜로니아로 건너가 예쁜 마을을 구경하고 올 수도 있습니다.

 

 

 

 


Happy Together1998

"그가 자유로운 이유를 알았다. 돌아올 곳이 있으니까..."


장국영, 양조위가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1998)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촬영했습니다. 동성애를 그린 감동과 영상미가 넘치는 명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기억하고 고인이 된 장국영이 남긴 영화라는 점도 기억할만합니다. 촬영을 했던 Bar sur라는 빠도 아직까지 영업을 하고 있고 저녁에 가면 피아노 연주와 와인을 같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이 바뀌었는지 이 영화의 촬영지라는 걸 소중히 여기지 않는지 해피투게더에 대한 흔적을 볼 수가 없었고 그 피아노 연주에 대한 비싼 비용 지불만을 원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어요.

메트로 폴리탄 대성당

 

 

 

 

우리나라와 지구 정반대

7월에 가면 영하 5도..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있지만 계절이 반대입니다. 저는 봄에 갔는데 가을 날씨였기에 따로 옷을 더 챙겨갈 필요는 없었어요. 대신 여름에 여행을 떠난다면 영하권이니 꼭 겨울옷을 준비해야겠죠? 

 

 

 

 

 

날씨보다 더 무서운건

바로 비행시간


직항이 없었기에, 미국 달라스 공항에서 5시간 환승 후 도착하니 순수 비행시간 25시간 + 환승 5시간, 총합 30시간을 날아와야 했습니다. 도착할 땐 거의 시체에 가까운 피로감을 느꼈지만 막상 도착해서 환전하러 나갈 땐 신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에너지를 발산했어요.



 

 

 

이 얘기를 안 할 수 없죠

아르헨티나 페소 환전


아르헨티나의 주요 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기가 어렵고 GDP가 한국의 1/3도 안 되는 정도입니다. 환율도 경쟁에서 밀리고 어딜 가나 달러가 귀하고 인플레가 엄청나게 심해서 공식 환전소보다 사설 환전소 환율이 훨씬 높습니다. 

 

대표적인 환전 가능 지역은 플로리다 거리입니다. 굳이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거의 20% 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환전소마다 차이가 나서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 비율도 100달러짜리가 가장 높고 50달러 10달러로 내려갈수록 값을 적게 쳐줍니다. 플로리다 거리는 패션 중심가라지만 실제론 쇼핑이 떠오르지는 않고 국내 작은 소도시 정도의 시내 거리 느낌입니다. 그래도 대략 일주일 여행을 가면 식사도 하고 기념품도 사고 공연도 보고 하려면 최소 몇 십만원은 써야 하는데 큰 차이가 나는 셈이죠.

 

 

 

현재 환율이 1달러 당 159 정도면 실제 사설 환전소에서는 200이 넘을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율이 엄청나게 뛰고 있네요. 환전을 하고 싶으면 여기 이미 눈을 마주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깜비오"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서있는데 그 사람이 환전 중개인입니다. 간단히 비율 협의도 가능합니다. 의향이 있으면 눈만 마주치고 고개만 끄덕여도 오라고 합니다. 그다음이 중요합니다. 폐업한 상가 같은 복합건물로 들어가더니 어딘가 무서운 구석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창문도 없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말 얼굴에 흉터 있는 사람 포함해서 몇 명이 앉아있습니다. 문을 잠가버리죠. 공포감 150%입니다. 알고 보면 그냥 환전만 해주는데 정말 무섭습니다. 돈이 모자라서 한 번 더 환전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다음번엔 4명이서 갔습니다. 케바케라서 이런 게 정말 싫으면 그냥 공식 환전소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728x90

 

 

 

 

 

 

 

세계 최고의 여러가지

그 시절 부흥기를 느낄 수 있는 모습


191년대 개통된 지하철 A라인
라틴 아메리카와 스페인을 포함하여 최초로 개통된 지하철입니다. 아마 여기에서 세계 최초로 생긴 지하철이라는 말로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요. 실제 세계 최초 지하철은 1863년 런던 메트로입니다. 
하지만 BA지하철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긴자 선의 모델이 될 정도로 오래되고 의미 있는 지하철입니다. 긴 자선은 이미 완전 리뉴얼되어 이제 옛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여기의 지하철은 그런 클래식한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이었는데도 에어컨은 고사하고 지하철 창문을 열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재미있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세계 최고의 벼룩시장, 산텔모 시장
아침에 들렀는데 사람이 몰릴 만큼 큰 시장은 아니고 적당한 인파에 딱 구경하기 좋은 정도의 시장과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사 올 정도로 인상 깊었던 건 아니고 오히려 프랑스 파리의 벼룩시장이 더 크게 느끼질 정도였습니다.  

*파리 벼룩시장 : Porte de Clignancourt에 내려서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엄청나게 큰 벼룩시장 단지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거리, 7월 9일 거리 (Av. 9 de Julio)

7월 9일 아르헨티나 독립기념일에서 이름을 따온 이 거리는 정말 넓었습니다. 횡단보도를 한 번에 건너기 힘들 정도로 한 번 쉬고 갈 정도지만 차는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정말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엘 아테네오(El Ateneo)
대형 오페라 공연장을 개조해서 서점으로 만든 이 공간은 무대를 카페로 만들고 책을 볼 수도 있는 진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 불릴만할 정도입니다. 부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수백 개의 서점과 도서관 문화센터가 밀집되어있어 '책의 도시'라고도 불립니다. 그러고 보니 서점이 많아서 제가 들른 곳만 몇 군데였고 내부 공간도 아기자기하고 예뻤습니다.

엘 아테네오 내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극장, 테아트로 콜론(Teatro Colon)
콜론 극장이라고 부르는데, 1800년대에 개관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극장입니다. 아직까지 남반구에서 가장 큰 오페라 극장으로 유명합니다. 좌석은 2500석 이상이고, 아르헨티나 여행 아니면 잘 모르는 곳이라 다들 관심 없을 거라 상상한다면 오판입니다. 저희도 공연 한 번 보려고 아침 일찍 가서 줄 섰지만 극장을 한 바퀴 돌 정도로 이미 줄이 길었고 결국 반도 못 가서 매진됐어요. 많이 당황했지만, 내부 투어만 겨우 신청해서 사진이라도 찍고 왔습니다. 

 

 

 

 

 

 

 

 

 

 

 

공동묘지를 투어 한다고요?

아르헨티나 저명인사들의 묘지, 레콜레타 공동묘지


아르헨티나 대통령들, 노벨상 수상자들, Evita로 불린 영부인 에바 페론 등 이 나라의 유명인들이 여기 안치되었다고 합니다.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고 오후 5시에 마감해서 저희도 마감 좀 전에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공동묘지라지만 음산한 기운보다는 각 무덤들이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된 예술작품처럼 신기하고 멋있습니다. Evita 쪽에는 확실히 꽃들도 많고 꼭 들렀다 와야 할 곳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공동묘지가 있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묘지와는 다른 공간이라 레콜레타는 BA에서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묘지 앞에 엄청 큰 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인상적이었어요. 

레콜레타 공동묘지(우)와 거대한 나무(좌)



 

 

 

탱고의 발원지

라 보카(La Boca) 지구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 이후 한 때 아메리카 대륙 최고의 부를 자랑하는 도시였습니다. 농업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에는 그럴만도 합니다. 땅이 넓고 자연환경도 뒷받침되고 아직까지도 낙농업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사람보다 소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소가 많습니다. 
그 후 아르헨티나 발전을 목표로 많은 백인 이민자 받았고, 라 보카 지구에는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다수 유입됩니다. 그들에 의해 탱고 발달하였고 오늘날의 탱고로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탱고는 빈민가를 중심으로 발달하게 되고 부에노스아이레스뿐만 아니라 우루과이처럼 지역별로 약간은 다른 스타일로 존재한다고 하네요. 거리에서도 쉽게 탱고를 볼 수 있고, 식사가 같이 나오는 공연 예약을 해서 코스별로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성당

루한 성당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중 교통으로는 여행할 수 없지만 투어를 예약한다면 가능합니다. 저희는 일본 여행사를 통해서 다녀왔고 한 번 가볼만하지만 큰 노력이 필요하다면 그 정도는 아닙니다. 

Basílica de Nuestra Señora de Luján 라고 루한 성당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여행하던 당시 세계 3대 성당 안에 들어간다고 들었지만 유럽의 몇 군데를 여행해보면 그 정도는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하에 각 국가별 국기와 성모상을 안치해놓은 것이 대표적인 차이입니다. 

루한 성당의 위치와 전경 사진

 

 

 

 

우루과이도 여행할 수 있다고?

콜로니아 델 새크라멘토 (Colonia del Sacramento)


크루즈 선은 아니지만 제주도에 갈 법한 납작한 배를 타고 40여분 만에 우루과이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 콜로니아델사크라멘토라고 불리는 이 지역의 구시가지는 걸어 다니며 구경해도 어렵지 않아 당일 코스로 여행하기에도 충분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고르게 깔려있는 돌바닥과 곳곳에 놓쳐진 클래식 폐 자동차들이 오히려 평온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시간이 멈춰진 듯한 이 마을 역시 구석구석 자리 잡은 작은 카페와 식당이 매력을 더해주는 듯했습니다.도착해서 국제 운전면허증 보여주면 작은 장난감 같은 전동차를 대여할 수 있고 최대 4인승이 가능한데 하필 이 날 운전면허증을 안 가져가서 못 빌렸어요. 한국 운전면허증이라도 보여주면 대여해주겠다고 했으나 그 마저도 없어서 대여업체에서도 안타까워했습니다. 사진은 안 됩니다.

우루과이로 가는 배안에서
콜로니아 델 새크라멘토의 돌바닥과 풍경들

 

 

 

아직 제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다녀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추억이 많은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남미의 유일한 여행지지만 거리와 다른 제약이 많아 어쩌면 다시 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어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궁금하시고 여행하시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