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여행 : 파리 15구 소개 (Paris 15e Arrondissement)

파리를 여행하면서 구를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막상 파리를 가면 질문과 대화가 구를 기준으로 오갑니다.

• 몇 구에 숙소를 구했냐?
• 오늘 쇼핑하러 가는 곳은 14 구다
• 그 브랜드 6구랑 14구에 두 개 있어
• 오늘은 16구에 한 번 가보자

저는 사실 파리의 구들을 확인하고 외우는 게 너무 귀찮았지만, 막상 나가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저만 모르고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지도를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Arrondissements of Paris From Wikipedia

지도를 보면 파리의 중앙부터 1 구로 시작해서 달팽이처럼 돌아가며 20 구로 확장해 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시작부터 얼마나 계획적이고 미래를 생각하고 도시 계획을 구상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리에 지내면서 파리 이외의 지역, 특히 프랑스의 중남부를 여행하면 파리와 파리 이외의 지역은 다른 나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질감이 있었습니다.
모든 구들을 소개할 정도로 구석구석의 지식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제가 가진 관점에서 몇 가지 아는 것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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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15e Arrondissement, 파리 15구

15구는 무언가 소개하기 좋은 백화점이나 쇼핑 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조용하게 거주하기 좋은 동네입니다. 에어비엔비를 통해 숙소를 구한다면 방도 많고 저녁에 과일 사고 마트 가고 빵 사고 조깅하는 등 거주하기에 참 좋아 보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메트로 Pasteur역에서 Convention 역까지 이어지는 12호선 라인은 밤에도 안전하고 아늑한 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Montparnasse, 몽파르나스

몽파르나스는 제가 파리에 왔던 12년 전 가장 처음 도착하고 알게 된 역입니다. 출근길에 큰 환승 지점이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다니다 보니 안전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마트, 빵집, 브런치, 트레인을 타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몽파르나스 역이 15구의 거의 경계라 생각해도 됩니다. 길을 잘 모르면 저는 몽파르나스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위치 가늠이 편하더라고요. 저의 파리 첫 기억이기도 해서 그런지 대단히 매력적인 역세권은 아니지만 여기가 익숙하고 반갑습니다.

Hôtel Novotel Paris Vaugirard Montparnasse, 257 Rue De Vaugirard, 10 Rue Paul Barruel, 75015 Paris

일주차라면 거리에 흔한 파킹 머신으로 주차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안전한 월주차를 찾으신다면 여기도 좋습니다.
저는 one park라는 어플을 통해 주차했는데 한 달 결재를 하면 금액도 싸지고 들어가는 데 필요한 pass word를 줍니다. 그래서 호텔 주차장에 주차하고 지내는 겁니다. 호텔 주차장이니 더 안전한 방법이 있나 싶네요.

https://www.onepark.co/


간단히 설명하면 Paris 입력 후 접속해서 주차를 원하는 시기 입력하고 Search로 굳이 15구가 아니라도 다른 지역들까지 검색할 수 있습니다.

Il était une pizza, 72 Rue Falguière, 75015 Paris, France

파리에 가시면 저처럼 아예 파리를 모를 때에는 자꾸 한국 음식 찾아먹고, 여행용 가방에 싸간 신라면 끓여먹는 일도 생깁니다. 그리고 간단하면서도 입맛에 익숙한 피자나 햄버거를 찾지만 한국처럼 흔하게 볼 수 있진 않아요. 한국처럼 재료가 풍부하고 도우가 두꺼운 피자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Il était une pizza라는 피자 가게를 소개합니다. 잠봉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처럼 단일 메뉴로 이루어진 피자를 종류별로 판매하는데, 한 판에 10유로도 안 하는 저렴한 피자이면서도 한 끼로 적당한 크기입니다. 둘이 먹기에 두 판 정도면 가격도 적당하고 먹기에도 좋습니다. 가게가 아주 작고 무조건 테이크아웃만 파는 곳입니다. 의자도 없어요. 문 여는 시간도 제한적이지만 피자 맛이 좋아서 때에 따라 문 앞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Piscine Blomet, 17 Rue Blomet, 75015 Paris, France

혹시 수영장 찾으시는 분들이 계실까 해서 작게 소개합니다. 일일 권이나 월간권 모두 끊을 수 있고, 제가 다닐 대에는 월간권이라 했지만, 종이 몇 장 나눠서 주는 격이었어요. 최근 내부 공사를 해서 더 깨끗하고 쾌적해졌을 겁니다. 저도 다니다가 내부 공사를 시작해서 끊게 됐어요. 파리는 뭘 하든 공사를 시작하면 1년을 쉽게 넘기니까요.
수영장은 50m 트랙이고 어느 라인에서 수영하든 누가 뭐라 하지도 말을 걸지도 않는 철저하게 자유수영을 할 수 있는 수영장입니다. 샤워실과 탈의실도 너무 뭐가 없어서 집이 근처면 추천하지만 멀리 있다면 이 점 미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부 공사로 이걸 한국처럼 잘 바꿔놨으리라고는 기대가 안되네요.

Parc pour enfants de l'avenue de Breteuil, 80-82 Av. de Breteuil, 75015 Paris, France

아침 조깅 코스 또는 잔디에 앉아 맘껏 여유 부리고 싶으면 15구에도 적당한 공원이 있습니다.
이 공원을 따라 양쪽의 고급주택들을 구경하면서 계속 올라가면 7 구로 이어지고 Musée de l'Armée라는 군사박물관에 도달합니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15 구라 하기엔 몽파르나스처럼 경계선에 있는 곳이지만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길게 트인 잔디가 멋있다고 생각되는 공원입니다.

K-Mart Beaugrenelle, 9-11 Rue Robert de Flers, 75015 Paris, France

https://online.k-mart.fr/

Online K-Mart I Courses en ligne - Livraison à domicile

한국 사람이라면 또 K-mart 소개를 빼놓을 수 없죠. 장기로 머무신다면 아무리 외국 생활이 좋아도 한 번은 한국 음식이나 한국 식품들을 먹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냥 작은 한국 마트에 온 기분처럼 웬만한 식료품들을 다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먹는 것처럼 맛이 같진 않은 것 같아요. 저는 한참을 지내다가 김밥이 먹고 싶어서 김밥 재료 사서 집에서 김밥 말아먹기도 했습니다.



사실 제가 매주 가던 빵집이 하나 있었는데 코로나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완전히 문을 닫았습니다. 파리 1등 트로피를 몇 번이나 받은 곳이라 주말이면 줄을 두 줄로 만들어야 겨우 소화가 될 정도이기에 장사가 안되서 닫았을리는 없을텐데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15구 소개라 하기에 너무 소소하고 가정적인가요? 하지만 아늑하고 살기 좋은 이게 저에겐 15구의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