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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행 : 비트라디자인뮤지엄(Vitra Design Museum), Feat. 스위스 바젤

아일랜드곰 2022. 10. 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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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마니아들을 위한 독일 여행


"가구를 좋아하시나요?"
"특히 의자를 좋아하시나요?"
"실내용 시계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이 중에 하나라도 Yes 라도 답하신다면 실망 하시진 않을 겁니다.

 

비트라디자인뮤지엄Charles-Eames-Straße 2, 79576 Weil am Rhein


프랑스나 스위스, 또는 독일 서부에 살면서
예술, 디자인, 의자, 가구, 건축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관심이 많으면 가볼 만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비트라디자인뮤지엄입니다.

와이프가 디자인을 공부했고 예술과 가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저는 이름조차 몰랐던 이곳을 와보게 되네요.
그동안 여기를 몰랐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피한 거 인정하겠습니다.

와이프랑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는 이미 20대 학생 시절 여기를 들렀을 정도니,
이미 그 부류 사람들은 대부분 여기를 알고도 남았겠습니다.


비트라 뮤지엄은 폴란드계 유태인 후손인 프랭크 게리에 의해 탄생되었으나,
뮤지엄 부지에 존재하는 건축물들은 다양한 건축가들이 참여하여 지어지게 되었습니다.
여기를 방문해볼 만한 또 다른 이유가 될 수도 있지요.


 

 

스위스 바젤

 

비트라 뮤지엄 홈페이지를 보면 스위스 뮤지엄으로 소개되는데 그럴 만도 합니다.
저는 프랑스에 있으면서 방문했는데,
바젤 근처에 하루만 숙박하면 될 정도의 거리입니다.





Google maps, 비트라 뮤지엄



비트라 뮤지엄의 위치는 독일과 스위스 바젤, 프랑스의 경계에 있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뮤지엄을 가기 위해 다리를 하나 건너면 독일인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하지만 사람이 지키고 있다거나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전혀 아닙니다.
EU에서 차로 건너가는 기분이 다 그렇듯이 말이죠.


호텔을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 저희 호텔을 알려드릴게요.
바젤 근처에 여러 숙소가 검색되는데, 저희는 독일의 캐럿 호텔 바젤(Carathotel Basel)에 숙박했습니다.
하루 숙박이 목적이었기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적당한 숙소였어요.
주차는 텅텅 비어 있을 정도로 너무 편했고 가격도 좋았습니다.
조식도 나쁘지 않았고요.

독일 국경인데 또 Basel이라고 써놓은 걸 보니 Basel로 검색되도록 하고 싶었던 듯하네요.

혹시 바젤의 스위스 호텔을 찾으시나요?
이 근처면 사실 국경이 큰 의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저희도 저녁에 구경 차원에서 Basel에 건 나가 봤는데, 독일 의류 매장도 있고,
여기가 정확히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스위스 느낌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검색되는 호텔은 많으니 그래도 고르는 재미를 즐기신다면 참고만 해주세요.

 

 

 

 



다음 날 아침, 떠날 채비와 함께 비트라 뮤지엄으로 왔습니다.
가장 유명한 이 건물 뷰로 사진을 많이 찍었지요.
와이프가 학생 때 같이 공부하던, 지금은 디자이너가 된 친구가 여기서 뒷모습으로 찍은 사진이 재미있어서
그날 똑같은 배경과 포즈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더니 놀랍게도 친구가 연락이 왔더군요.
저도 신기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건축물 증축 배경에 많은 건축가들이 참여했다고 언급하였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안도 타다오도 여기 부지에 건물을 하나 디자인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설마, 혹시 할 정도로 안도 타다오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저 건축 디자인이 저와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도 제가 몇 군데 다녀왔는데 그는 그중에서 원주의 '뮤지엄 산'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내 여행 포스팅할 때 하나 써볼까 합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를 가보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건축물들만 봐도,
미술그림을 보러 온 것처럼 깔끔하고 정돈된 기분으로 가득 찼습니다.





저는 여기가 개인적으로 편안했습니다.
마치 쇼룸처럼 여러 가지 가구와 물건들을 비치해서 구경도 하고 앉아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투어를 하신다면 메인 빌딩을 구경하시고 여기 앉아서 쉬어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앉아서 쉴만한 곳이 많아요.


 



소파와 의자에서 평원을 바라보며 쉴 수 있었던 통유리 건너로 보이는 배경입니다.
의자는 물론이고 소품들과 천정의 등장식마저도 하나같이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뮤지엄 내부는 판매 공간이 아니니 이렇게 소품 형식은 아니었거든요.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확실히 내가 미술관에 있는 게 맞다는 걸 확인시켜주지요.


 

 



와이프와 둘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정말 우리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이 한 둘이 아니니 세상엔 돌아다녀볼 만한 곳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의자나 작은 가구들도 하나같이 예쁘고 깔끔했습니다.




뮤지엄을 구경하다 보면 여기뿐만 아니라 저런 작은 미니어처 같은 의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콘란 숍에서 본 의자도 몇 가지 보이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선반에 전시도 해둘 겸 두어 개 사 올 걸 그랬습니다.
그래도 저 중에 미니어처가 아닌 실제 의자가 하나가 집에 있다는 게 감개무량합니다.








부지가 넓고 경사가 없어 야외에서 둘러보면 평온하기만 합니다.
건물 하나하나가 작은 것도 아닌데 워낙 넓은 부지에 지어놔서
미술작품처럼 보이네요.
그런 수준이 맞기도 합니다.


 



여기는 비트라디자인뮤지엄을 들른다면 무조건 찍게 되는 명소입니다.
굳이 제가 올릴 필요도 없지요.

 



뮤지엄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포스팅을 할 때만큼의 사전 지식은 없이 갔기 때문에,
이 엄청난 의자의 수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저에게 의자는 편안함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기도 했지만,
이 날 이후로 의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게 되었죠.

 




 

 


아마 제 평생 본 의자의 종류보다 여기서 본 의자의 종류가 더 많을 겁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보다가 지칠 수도 있어요.
이쪽 관을 보다가 이미 왕창 구경했는데 또 다른 관으로 넘어가면 거기서 본 것보다 더 많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느낌이죠.
저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미리 안배를 잘하고 구경해야 했지요.


 

 

 



아마 여기를 들어올 땐 약간 지쳤던 듯합니다.
물건을 사러 왔다면 아마 여기쯤부터는 구분 능력을 약간 상실하진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대단한 미술관을 들른 후 삶의 변화가 있었다면 그걸로도 큰 의미가 있진 않을까요?
저와 와이프는 광명에 유명 가구 아웃렛이 입점한다고 했을 때
오픈 날 달려가서 2백만 원어치를 살 정도로 그곳이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비트라 뮤지엄을 들르고 거기 가구를 더 이상 사지 않았지요.
사실 첫 오픈날 이후로 다시 가서 한 2~3백만 원어치를 더 샀는데
그렇게 산 걸 좀 후회하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오리지널리티까지 갖춘다는 건 무리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비트라 뮤지엄을 들르지 전엔 이런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으니,
여기를 방문한 게 저에게 일련의 변화를 줬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비트라 뮤지엄에 있던 의자와 시계의 오리지널리티를 알게 된 후,
콘란 숍이나 백화점에서 시계나 의자를 구경하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카피본도 보이기 시작할 정도니
저 같은 무지한 사람에게도 1단계로 올라가는 기회를 준거지요.

그런 면에서 보면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가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트라 뮤지엄 에서 산 머그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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