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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 속에서도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지만 그 와중에 많은 것들이 파리에서 지내던 시절과 이어집니다.
모로코 사람을 만나면 파리에서 모로코 친구와 일하던 시절이 떠오르는 것처럼요.
프랑스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모로코 사람들이라 그런지 더 많이 생각이 나고,
그 친구가 파리를 다녀오지 않았음에도 가끔 저는 깜박하고 프랑스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고 있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기억이 있겠죠?
20대에 처음 파리로 떠나기 전 제가 프랑스, 또는 파리라는 곳에 대해서 아는 건 그저 에펠탑, 개선문, 꼬냑 정도였습니다.
물론 프랑스로 떠나기 전 여행책을 사고 프랑스어를 조금 공부하면서 더 많이 알게되었지만 급하게 채운 지식을 더해봤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가고 또 몇년을 살아본 뒤 이제 제가 여행한 모든 프랑스 지방 도시와 파리라는 곳에서의 기억은 마치 프랑스가 그 도시를 유지하는 것처럼 적어도 제가 죽기 전까지는 변하지 않는 가치로 남아있으리라 믿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이 대단한 여행지라는 건 초등학생 시절부터 알고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시절 누나가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만화책을 좋아했던 덕에 그나마 주워들은 지식이었겠죠.
평소에는 몇백만 원을 들여야 보러 올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도,
트레인 한 번에 버스 갈아타고 구경할 수 있다는 나태함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구경하지 않았지요.
한 다섯 번을 구경해도 모자란 곳을 한 번도 제대로 구경하고 오지 못 해 아쉽네요.
◐ 베르사유 궁전 가는 방법 ◑
Palace of Versailles (영어)
Château de Versailles (프랑스어)
Place d'Armes, 78000 Versailles, France
베르사유 궁전은 프랑스에서 파리를 중심으로 수도권이라 일컫는 '일드프랑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드프랑스는 프랑스 본토의 2% 정도 지역에 프랑스 인구 19%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밀집 지역입니다.
파리를 제외한 일드프랑스 지역 안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여행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대략 이 정도 반경에는 파리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에,
Paris 몇 개 역에서 각 지역으로 왕복하는 Trai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베르사유 궁전으로 이동하는 가장 편한 방법은 아무래도 Train입니다.
지역 자체가 파리 외곽이므로 지하철로 이동할 수는 없고 'Train N'이라고 불리는 기차를 타고 베르사유로 이동합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 역 (Montparnasse)에서 Train N을 타고 베르사유 샹티에(Versailles Chantiers)라는 역에 내리고 버스로 환승하면 됩니다.
* 지하철역 Porte de Versailles와 절대 헷갈리지 마세요. 여기는 파리예요.
베르사유 샹티에라는 역에 내려서 궁전으로 가는 버스는 여러 개가 있으니 늦게 오지 않는 걸로 타시면 됩니다.
1번, 2번이나 40번 44번을 이용하면 근처에 내려서 걸어가실 수 있습니다.
궁전이 정면으로 보이는 대로가 크고 멋있어서 40번, 44번을 타고 내려가시는 게 뷰가 좋겠습니다.
◐ 대중 교통 카드 ◑
티켓은 몽파르나스 역에서 구매해도 되지만,
파리를 여행하신다면 나비고(NAVIGO)라는 교통 카드를 구매해서 다니시길 추천합니다.
매번 티켓을 사서 다니는 것도 번거롭고 꼭 그렇게 다니면 오는 날 표가 남거든요.
막상 대중교통이 저렴한 것도 아닙니다.
나비고 카드를 구매하면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충전할 수 있고 1-5 Zone을 선택해서 구매하면 베르사유까지도 나비고 한 장으로 오실 수 있어요.
파리도 구경하고 베르사유도 구경하고 좋지요?
저는 한 달씩 충전하고 살았는데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어요.
/ 카드 발급 : 파리 지하철역 창구에서 여권 보여주면서 나비고 카드 발급 요청
/ 카드 가격 : 5유로
/ 일주일권 가격 : 30유로
한 가지 부끄러운 이야기를 꺼내면,
처음 Paris에 도착해서 베르사유 궁전 구경한다고 Porte de Versailles에 내린 후 버스 환승하는 곳을 찾느라 진땀 뺐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히 베르사유 역인데 왜 사람들이 말한 버스 타는 장소가 안 보이는지 혼자 가서 당황하면 이렇게 간단한 이름도 잘 안 보이고 헤매나 봅니다.
◐ 궁전 운영 시간◑
주중/주말 : 오전 9:00~오후 5:30
휴무 : 프랑스 국경일 & 휴무일
◐ 정원 운영 시간 ◑
주중/주말 : 오전 8:00~오후 6:00
프랑스 국경일 개방 시간 유동적
프랑스에서 유동적이라는 범위에 대해서 말하자면 사실 확실히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케바케가 심해도 이렇게 심한 나라는 아마 몇 군데 없을 겁니다.
행정절차나 공공기관에서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체류증을 받거나 운전면허증을 한 번 신청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온갖 고생을 다 하기도 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지요.
구글 지도에서 알아본 운영시간이라 할지라도 특별한 날보단, 확실하게 오픈하는 평일이나 아무런 프랑스 국경일과 겹치지 않는 주말에 가시는 게 안전하다고 볼 수 있어요.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의 Close 시간이 5~6시라 적혀 있어서 설마 4시 넘어 가시는 분들은 없겠지요?
무지하게 넓습니다. 하루 종일 구경해도 다 못 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오죽하면 이틀 티켓을 판매하는지 상상해 봐도 아시겠지요.
최소한 반나절은 할애해서 오시고 하루를 여기를 목표로 오셔도 됩니다.
베르사유 궁전 투어는 크게 정원 와 궁전 두 가지 투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원은 절반 이상이 무료관람을 할 수 있고 궁전은 유료입니다.
궁전은 성수기에는 평일에 가도 줄이 무시무시합니다.
그늘도 없는 한여름인데도 과연 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유명 테마파크 인기 놀이기구 수준이었어요.
아래 지도에서 Parc de Versailles라 적힌 십자가 있는 공원 반경 내는 전부 무료 관람이고, 주말에는 제가 빨간 화살표로 찍은 입구로도 정원을 측면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정원입구라서 따로 돈을 받지도 않고요.
저는 자차로 운전해서 방문했기에 주차한다고 저기로 들어갔지만 대중교통으로 오신다면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입장권 가격◑
PASSPORT : 28.5유로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포함한 다른 공간들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가격입니다.
대신 기차나 행사는 별도의 비용이 생겨요.
PALACE TICKET: 19.5유로
베르사유 궁전만 구경할 수 있고 정원의 무료 공간을 관람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 구글 지도에서 '베르사유 궁전' 검색하면 official site 링크를 보실 수 있습니다.
거대한 정원 내에 기차도 만들고 뮤지컬쇼도 만들어서 다양한 옵션의 티켓 구성을 만들었는데,
위의 두 가지가 가장 무난해 보이고 원하시는 서비스를 추가해서 더 비싼 티켓을 끊는 것도 좋겠습니다.
절대군주의 전형으로 태양왕이라 불리던 루이 14세가 왕궁으로 사용했던 곳을 제가 어떻게 비유해도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웅장하고 호화스러웠습니다.
바로크 대표 건축물이며, 루이 14세가 지방 귀족들을 불러들여 온갖 사치스러운 생활에 빠지게 하며 세력을 약화시키는 정치적인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1919년 1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베르사유조약도 바로 여기서 이루어졌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역사적 공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에서 이만한 화려함은 파리의 오페라 정도가 비교해 볼 만합니다.
분수가 1400여 개나 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 정도로 많은지는 저도 너무 많아서 감을 못 잡겠네요.
베르사유 궁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건축물들과 마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18세기 유럽의 귀족들 중심으로 아담하고 예쁜 정원이 인기였는데, 마리 앙투아네트가 관상용으로 궁정 건축가에게 작은 마을을 짓도록 했다 하고 이게 바로 '왕비의 마을 Hameau de la Reine'입니다.
루이 14세의 지시하에 철저하게 보고 받으며 완성된 '그랑 트리아농 Le Grand Trianon'과 루이 15세가 지은 '프티 트리아농 Domaine de Trianon'이 있습니다.
그랑 트리아농은 루이 14세가 궁정의 고된 생활에서 나와 몽테스팡 부인과의 관계를 추구하기 위해 요청하였고, 프티 트리아농은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다시 가꾸어지고 세련된 스타일로 재조성 된 공간으로 유명합니다.
왕비의 마을이라 불리는 Hameau de la Reine 은 그냥 아무렇지 않은 마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정원과 건축물 사이에 미니어처같이 조성된 작은 마을이 왕비의 지시에 의해 지어진 걸 떠올리면 한편으론 예쁘고 귀여운 마을같습니다.
트리아농과 왕비의 마을을 둘러보면서 사랑의 신전도 구경하면 벌써 좀 지치기도 할거에요.
하루 안에 베르사유 궁전을 전부 구경하시려면 체력 안배도 잘하시는 게 좋겠어요.
참고로 궁전과 정원 내부에 매점이나 식당은 전혀 없습니다.
Parc de Versailles
베르사유 정원의 중심에는 대운하가 위치해 있습니다.
CANAL인지 호수인지 분간이 안 갈 만큼 크고 길게 뻗어 있어 사진처럼 카약을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습니다.
양 옆으로 숲으로 이루어진 산책로가 있고 중앙에서 바라보면 멋지고 웅장하지만 정원이 너무 커서 이쯤 되면 왜 투어 기차가 있는지도 이해가 갑니다.
청명한 하늘의 구름이 그림 같았습니다.
파리에서도 대단한 유적지가 많지만 엄청난 부지를 토대로 수세기에 걸쳐 건축한 이곳은 파리 어떤 유적지와 대적해도 밀리지 않는 부와 화려함을 갖춘 곳이었습니다.
죽기 전에 꼭 와봐야 할 명소
파리 여행에서 쇼핑을 뺄 순 없습니다.
여름과 겨울에 한 달가량 진행되는 세일 기간에 가격 떨어지는 물건들의 사이즈가 없어지기 전에 눈과 발과 손이 아주 바빠지거든요.
하지만 쇼핑 시간을 쪼개더라도 한 번 구경하면 잊지 못할 왕궁의 화려함과 건축물의 절경을 꼭 놓치지 마세요.
분명 하루 정도는 할애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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