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이나 일년 제주 살이 할 수 있다면 어디가 좋을까

아일랜드곰 2023. 5. 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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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마스크 전면 해제가 시행되고 먼저 제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주 봄 여행을 다녀오고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로 침침했던 눈도 맑아졌고, 간헐적으로 있었던 어지럼증도 사라졌어요.
일에 집중력도 좋아지고 확실히 건강해진 기분이에요.
참 다녀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며 지금은 여름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요.
 
그리고 한 가지 좀 더 달라진 점은 그동안 관심 없었던 제주 살이를 더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막연히 '제주에 산다면'이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제주에 한 달이나 일 년을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게 되었지요.
 


 

제주에 산다면 어디로?

 

 

제가 제주에 살 수 있다면 이런 곳에 살고싶어요

바다가 가까운 곳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공원이나 산책할 곳들이 있는 곳
 마트나 병원 등 생활에 필요한 장소들과 너무 멀지 않은 곳

 

출처 : 카카오맵

 

 
먼저 와이프와 연애하던 시절 자주 가던 구좌읍입니다.
구좌읍에 게스트 하우스에도 묵어보면서 그 일대 해변들을 자주 여행 다녔는데요.
바다를 볼 수 있는 집들은 구축이거나 어촌이 형성된 마을이고 이 근처에 카페와 핫플은 있지만 살기에 적당한 집들이 잘 안 보이더군요. 
그리고 해수욕장을 제외한 바닷가 쪽은 해변보다는 현무암이 많았고 낭만을 즐기기에는 좀 부적합해 보였어요.
낭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요. 허허
 


두 번째로는 저희가 아이들 태어나고 자주 놀러 가는 표선면입니다.
표선은 당연 표선해수욕장이 최고지요.
그런데 놀기는 참 좋지만, 해변 근처에는 거주를 위한 집은 적당한 곳이 잘 안 보였어요.
아무래도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오니 분위기가 좀 휴양에 치우쳐져 있어 보였습니다.
 
표선면이 해수욕장 근처만 말하는 건 아니에요.
위의 지도 아래쪽에 이모티콘을 찍어놓은 지역도 표선이고 확실히 조용하지만 바다와 너무 멀리 떨어져서 제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를 정도로 그냥 동네가 되는 것 같았어요. 


이 근처 숙소에도 두 군데 묵어본 경험으로, 집을 짓는다면 좋겠지만 한 달을 산다면 좀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장점이라면 표선해수욕장에 가깝다는 것이지만 또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요.
 
 
 

출처 : 카카오맵

 
 
제주시는 공항과 제주항 근처로,

여행객의 출입으로 항상 차가 많고 교통이 복잡한 곳이라 제주살이를 위한 지역으로는 패스하겠습니다.
 
한 때 가수 이x리씨가 살았다는 애월읍도 좋지만,

바다 근처인 곽지, 금능, 협재 해변 근처는 완전한 관광지로 연중 절반 이상이 북새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산자락으로 올라오면 다시 조용해지지만, 또 주변엔 너무 아무것도 없고 해가 떨어지면 너무 깜깜해집니다. 이런 점은 제주도 산자락으로 올라가면 어느 지역이든 공통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바다와 멀어지면 자연스레 편의 시설과도 멀어지고 어디 가려면 차 타고 나가도 꽤 오래 걸리더군요.
  
 
 

출처 : 카카오맵

 
 
마치 정답지를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전혀 정답은 아니고요.
그저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해본 누군가의 집에서 며칠 지내봤습니다.
저희도 여행만 와봤지 거주를 위한 지역에는 전혀 발을 디뎌보지 못해서 둘러보지도 못했고 생각도 못 한 동네였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동네는 서귀포시 1청사와 2청사 사이에 있는 서홍동이라는 동네입니다.
1 청사에서 왼쪽으로 나오면 솜반천을 기점으로 약간 지대가 높은 곳과 낮은 곳으로 나뉩니다.
지대가 좀 낮은 곳은 신축이 많아 보였어요.
 
 
 

 
 
 
지인분들께서 와이프와 아이들을 봐주시기로 하고 저에게 2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생겼습니다.

 

바로 앞에 솜반천도 있고 카페도 많다고 해서 산책을 나섰습니다.
 
 
 

 
 
 
서홍 올레 8 경이라...
전혀 들어보지 못했네요!

역시 여행객들은 찾아오지 않는 동네가 맞습니다.
조용하고 차가 그리 많이 막히지도 않고 산책하기고 좋았어요.
 
 
 

 
 
 
조금만 들어오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솜반천이 평화로웠습니다.
좀 더 더워지면 아이들과 놀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봄이 오고 햇살이 내리쬐니 산책하면서 자연스레 힐링이 되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을 거닐어보는 게 낭만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아침마다 이런 풍경 바라보면서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도 낭만적이라 느껴졌습니다.
 
 
 

 
 
 
서귀포시 도심과 멀지 않아 마트나 병원 등 편의시설과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복잡하거나 시끄럽지 않은 동네였어요.

 

우측에 좀 더 지대가 높은 빌라도 구경하고 싶은데 들어가 보질 못 해서 아쉽네요.
 
 
 

 
 
 
솜반천 산책은 아름다웠습니다.

 

벚꽃이 떨어지고 끝물이었지만 떨어진 꽃잎조차 예쁘게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제주에 집을 고를땐? 

 


제주 살이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집을 고를 때에도 유심히 봐야 할 포인트들이 많았습니다.
 


◐ 수납공간 ◑

1년이나 2년을 살 수도 있는데 집에 너무 수납공간이 없었다고 하네요.
붙박이로 만들어 놓은 가구가 생각보다 적고 다른 공간에는 무언가를 놓을 수 없을 때에도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 창호 샷시 

창문 프레임이지요. 창호나 샷시를 잘 보라고 하네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파트보다 주택이 많다보니 난방비도 어마무시하게 나오고요.
창호나 샷시를 수리하지 않았거나 저렴한 자재로 했다면 겨울에 많이 춥고 가스비가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춥다고 1층 2층 전부 난방 돌리고 평소 아파트 살 때처럼 빵빵하게 지내다간 다음 날 가스통 교체하러 아저씨가 오실 수도 있다고 하네요... 난방비 폭탄이란 게 무엇인지 진정 실감하게 된답니다.

 

◐ 벌레 

참고로 벌레도 많은데, 이건 새시로도 막을 수 없다고 하네요.
제주에 산다면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한다는 현실... 

 

◐ 수압 

제주에 와서 의외로 숙소 욕실의 수압이 세서 놀랐습니다.
어릴 때 제주에는 현무암이 있어 홍수도 많이 없고 물이 잘 빠진다길래 물이 귀해서 수압도 약할 줄 알았거든요. 어린 저의 상상력이었나 봅니다.
1100 고지 근처에 있는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는 심지어 강력한 수압으로 살이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요.
그 외 다른 숙소들도 다 수압이 아주 셌습니다.
그런데 다 그런 게 아니라 지인분의 집은 신축에 첫 입주자인데도 수압이 아주 약했어요.
자기네 집만 수압이 약하다고 할 정도니 이런 것도 잘 챙겨봐야겠죠?

 
◐ 다용도실 

자가로 구매할 집이 아니라도 구석까지 공간 활용은 잘해놨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용도실은 보통 세탁기와 분리수거 쓰레기통을 보관하는데, 보안을 이유로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환풍은 잘 되는지 아니면 세탁기가 들어갈 정도로 입구는 큰지 등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저희는 아직 제주살이 할 정도의 여유는 없어서 에어비앤비로 여름휴가 때 머물 숙소 검색만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봄에 다녀온 여행이 소설 구운몽에서처럼 잠깐 지나간 부귀영화 같네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꽃구경도 실컷 하고 좋은데도 많이 다니고 드라이빙하고 돌아오니, 건강도 좋아지고 제 자신도 훨씬 밝아졌습니다.
 


솜반천을 따라 끝까지 걷다 보니 마지막엔 그림 같은 정원의 카페가 나왔어요.

 

오늘 포스팅은 이 카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2023.04.21 - [제주도] - 제주 살이를 한다면 이런 동네에, 디저트가 맛있는 서귀포 카페 서홍정원

 

제주 살이를 한다면 이런 동네에, 디저트가 맛있는 서귀포 카페 서홍정원

제주 서귀포시에 며칠 머물렀습니다. 제가 머물던 곳은 서홍동이라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제주살이를 한다면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홍동은 제주 중문관광단지에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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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시작될 올해 두 번째 제주 여행은 또 어떤 즐거운 일들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마음같아서는 아이들과 해변에서 실컷 놀고 싶네요.

1일 1해변은 해야할텐데 날씨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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