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지만 한 번 신어보면...
올 초 2월에 사려했던 등산화가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신발이 너무 고가다보니 할인을 받지 않고서는 맨정신에 사기가 좀 어렵습니다.
뭐 제가 부자라면 그냥 책한권 사듯이 살텐데 저도 1년에 하나 정도 겨우 사는 처지라서요.
국내 유명 쇼핑몰에서 마침 할인을 하길래 생일 때 못 샀던 걸 생각해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 )
실제 박스는 이것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무슨 18인치 티비가 오는 줄 알았겠어요.
회사에서 이거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얼마나 설레던지...
이제 나이 들어서 설레는 일도 별로 없는데 이런 게 있다는 거에 감사하고 지냅니다.
/ROA 등산화, 어디부터 시작할까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표현이 별로 매끄럽지 않아 이야기가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종착역은 여기라는 걸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프랑스에 살던 시절 겨울 세일에 올라온 신발들을 구경하다 지금의 Neal 모델과 흡사한 등산화 한 켤레를 사게 됐습니다.
그때도 50%에 또 50%를 해서 24% 가격에 산 게 15만 원 정도니 원래 가격은 60만 원 정도 하겠네요.
ㅎㄷㄷ 싶겠지만 정말 그런 가격입니다.
뭐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신다면, 겨울철 눈 쌓인 코스를 걸을 때 방수가 완벽하고요 발목 깊이까지 쑥쑥 들어가도 눈이 안 들어오고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도 발이 안 젖어 있었습니다.
그 정도의 기능을 가진 신발이 몇 가지나 있나 싶은데 일단 저에겐 ROA가 유일했습니다.
바닥 밑창도 vibram을 써서 설명이 필요 없고요.
발도 춥지 않고 오히려 겨울에도 따뜻할 정도였습니다.
이거 신고 독일의 블랙포레스트에 다녀왔는데 그냥 완벽했습니다.
하나도 안 젖고 하나도 안 추웠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되려면 발목을 감싸주는 Neal이나 Andreas 정도는 되어야 할 듯합니다.
나머지 낮은 신발은 좀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https://www.roa-hiking.com/en-kr/products/roa-footwear-neal-beige-j279649?variant=47460140056908
/ROA 신발 종류
위의 사이트를 링크로 걸어놓습니다.
구경 한 번 해보세요.
신발 종류는 안드레아스, 카타리나 등 밑으로 줄줄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델은 Andreas, Katharina, Neal(구형) 세 가지 있습니다.
Andreas
각각의 특징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안드레아스의 경우 하이넥 등산화입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많다 보니 가격도 좀 더 비싼 편이고요.
디자인도 많은 편이니 취향 따라 구매하셔도 좋지만 해외 직구가 아니면 한국에서 파는 제품은 제한적입니다.
katharina
가장 무난한 발목까지 오는 낮은 트래킹화입니다.
이게 가장 만만한 게 아닐까 싶네요.
Neal
눈이 발 속으로 파고들어 오지 못하도록 발목을 감싸주는 보강재가 좀 더 들어간 단화인데...
한 번 신어보지 않으면 좀 호불호가 갈릴듯합니다.
다 좋은데 이 발목을 감싸주는 부분이 발뒤꿈치를 쓸리게 해서 아주 불편하더라고요.
두꺼운 양말을 신거나 양말 두 켤레 신으면서 겨우 다녔는데 너무 불편해서 나중에 스스로 좀 찢어서 신게 되더군요.
저는 그렇습니다.
이렇게나 비싼 신발을 사서 그렇게 막 찢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 비싸게 사서 못 신는 게 더 고통스러워서요.
2018년에 사서 몇 번 못 신어서 오래 신고 싶다 보니 그랬습니다.
나머지 모델들도 들어가서 사진으로 구경하시면 본인에게 맞는 신발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샌들도 있어요!
거대한 박스를 개봉하고 감동받았습니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저는 무x사 에서 샀습니다.
다른 쇼핑몰 체인에서도 많이 파는데 국내에 재고를 가지고 있는 몰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 발끝 부분이 너무 예뻤어요.
두툼하게 하나도 안 추워보일 정도였습니다.
/제조국은 다양합니다
제가 산 Adreas는 made in italy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저렇게 대문짝만한게 써놨네요.
다행히 빛의 방향에 따라 잘 보이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해외 직구는 조심해야...
해외에 나가서 세일할때 산다면 정말 최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국내에서는 재고를 보유한 몰에서 사거나 해외 직구를 해야합니다.
워낙 고가라 해외 직구를 하면 관부가세도 많이 붙을텐데 이거까지 고려하면 정말 국내 재고를 좀 비싸게 사는거랑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어요.
제가 올 초에 정말 생일 선물이라고 해외 직구 큰맘먹고 했는데 2달이나 기다렸더니 주문 실수라고 물건을 못 받았어요.
돈이야 환불을 받았지만 그 상실감과 유럽 세일이 다 끝나버려 한참을 아무것도 못 하고 허전했던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취급하는 업체가 얼마 없을 거라 아마 이름만 바꿔서 다시 올렸을 수도 있으니 직접 ROA 사이트에서 구매해서 직구하시던가 조심하셔야겠어요.
ROA 신발으 등산화 부터 샌들까지 vibram 안 쓰는 모델을 본 적이 없어요.
모든 모델 링크를 다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산거랑 제가 구경한 것들은 전부 그랬습니다.
신어보면 아마 저기서 못 벗어나오실 겁니다.
그중에서 가장 최고는 ROA라서 여기로 몰립니다.
동급이라 봐야 할지 모르겠으나,
아크테릭스도 매장에서 신어는 봤는데 밑창도 그렇고 착용감이 아직 제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등산화는?
개인적으로 코오롱 스포츠를 좀 좋아해서 MOVE만 두 번째 사서 신고 있습니다.
MOVE는 적당한 딱닥함으로 지나친 쿠션을 주지 않는 밑창의 매력에 빠져 두 번이나 샀지만,
실망스러운 점이 하나 있어요.
최근에 업체 소싱을 중국으로 바꿨는지 똑같은 사이즈를 샀음에도 지난번과 사이즈가 달라졌고 실제로 좀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뭔가 착용감이 탄탄한 트래킹화에서 점차 운동화가 되어가는 기분을 느꼈지요.
하지만 가격이 ROA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니 가성비로 신는다면 참 좋습니다.
요거는 폭탄 세일을 해서 사게된 katharina 모델입니다.
다른 색깔도 이쁜데 일단 이게 마음에 들어 샀고요, 직접 받아보니 훨씬 더 멋있습니다.
아쉽게도 제작은 중국에서 했습니다.
다른 모든게 괜찮길 바래야죠.
아직 신고 밖으로 가보지는 못 했습니다.
사이즈가 좀 어색하거나 걸을 때 뒷꿈치가 들리거나 너무 곽조이는 부분도 없이 그냥 최고였습니다.
다음 생일엔 샌들을 목표로 지내볼까 합니다.
40만원짜리 샌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너무 비싸서 안 살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OA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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