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태어나고 오랜만에 리움 미술관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항상 미술관 정원에서만 놀았는데, 오늘은 아이들도 같이 가볼 만한 전시라 네 식구 모두 구경했습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저 인조 잔디 위에서 아이들이 잘 놀곤 했어요.
조용물도 예쁘고 물이 있긴 한데, 이 날은 물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넘어가곤 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희도 안전요원께 한 소리 들었습니다...
제목부터 웅장한 프로젝트명칭 "WE"
'우리는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최근 우리에게 일어난 참사에 대한 회고와 우리의 현실에 대한 공감을 느끼는 전시라 합니다.
의미는 그렇지만 아이들 데리고 가면 아이들이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할 수준은 안됩니다.
하지만 아이들 시각에서 또 그나름 즐길만한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이런 작품들에 노출을 해준다는 게 저희에겐 즐거움이니까요.
아이들이 또 다른 우리가 되고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시간이 되더군요.
보실 때 군데군데 작품이 있는데 어떨 땐 너무 진짜 같아서 작품이 맞나 싶기도 하더군요.
저는 그랬습니다.
작품에 대한 재질과 제목, 설명은 모두 리움 미술관 전시 페이지에 다 나와있습니다.
작품을 만질 수 없기에 재질은 저희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알 수 있었어요.
도슨트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더 좋은데 아이들과 같이 가신다면 불가능할 듯하네요.
아이들이 자꾸 만지고 올라가려해서 그거 조심하느라 사실 제목도 못 봤어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신기하고 리얼한 작품들이 많아요.
와이프와 저는 이 작품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아이들은 무서워했어요.
이 작품도 참 멋있었습니다.
'아홉 번째 시간' 이라는 이름의 작품인데,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을 아이들은 몰라보고 그저 무서워하더군요.
다 무서워하진 않았어요! 무서워한 게 몇 개 있었지만요.
이건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요.
요즘 실바니안에 점점 미쳐가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쥐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 중입니다.
아주 작습니다. 정말 쥐만한 크기예요.
아무래도 작은 건 만만한가 봅니다.
이런 작품은 아이들도 저게 뭔지 알면서 왜 먹는 걸 벽에 달아놨냐는 둥 여러 가지 대화를 할 수 있지요.
이런 시간에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겠습니다.
첫 아이는 5살이라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무언가 뼈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아직 유령과 귀신의 이미지를 벗을 수가 없네요.
아이들에겐 아직 공포의 대상이라 접근을 못 합니다.
그래도 울진 않고 좋고 싫음에 대한 표현은 확실히 해주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왜 이렇게 마음에 들까요?
털 달린 동물들이라 그런지 아이들도 싫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가지는 않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가장 놀란 건 이 노숙자....
이거 작품입니다.
저 처음에 모르고 이거 정말 사람인 줄 알았다가 와이프에게 혼났습니다.
지금 리움에서 또 하나의 전시가 있습니다.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어두운 공간에 보물인 백자들이 수두룩...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무래도 앞서 구경한 WE와는 다르게 오시는 분들 연령대가 좀 높으십니다.
저도 이제 나이들었나요...?
안타깝게도 이때쯤이니 아이들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자꾸 보채고 난동을 부려서 와이프만 좀 구경하게 시간을 주고 저는 자세히 보지도 못해서 아쉽네요.
WE 전시 보시면 이거 꼭 보고 오세요.
WE 보다 더 빨리 끝나는 전시니 5월까지는 가셔야 볼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가시면 입구에 바로 용이 있는 백자가 전시되어 있는데 이게 핵심인듯합니다.
영상도 마련되어 있고 멋있었어요.
서울까지 갔으니 그냥 지에 오기도 좀 아쉬워서, 남산에서 돈가스 먹고 남산 타워가 보이는 공원에서 좀 놀다가 왔습니다.
마음 같으면 남산 타워 걸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둘째고 울고 난리 쳐서 중턱도 못 가고 포기...
아쉽지만 두 돌 갓 지난 아이에겐 이 정도도 감지덕지지요.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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