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서 제주도로 취항하는 배는 최근 두 척이 있습니다.
- 블루펄
- 실버클라우드
우리가 고를 수는 없습니다.
어떤 달은 블루펄이 운항하고, 어떤 달은 실버클라우드, 그런 식이죠.
그런데 실버클라우드가 점검이 들어가면 급하게 블루펄이 되기도 합니다.
차이라면 블루펄이 최근에 중고로 매매하여 취항한 배고 훨씬 큽니다.
차를 몇십대나 싣고 간다면 일단 기본적으로 크긴 한데, 막상 블루펄을 타고나면 실버클라우드가 작은 걸 느끼게 되죠.
가격은 특등실 기준 약 68000원 가량, 다인침실 기준 약 47000원, 2등실 약 36000원 정도입니다.
아이들은 소아로 통일되는데 특등실은 거의 차이가 없고 다인침실이나 2등실은 거의 절반 가격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게 다인침실은 블루펄만 있습니다.
실버클라우드에는 다인침실이 없어요.
처음 완도여객터미널에 도착하면
동승자나 식구들은 내려드리고 회차해서 바로 옆의 3부두로 차를 선적하러 갑니다.
다 같이 3 부두로 가도 되지만 결국 차를 싣기 전에 나머지 인원은 내려야 합니다. 거기서 내리는 사람들도 많긴 합니다.
보통 멀리 큰 배가 보이므로 찾기는 쉽지만, 그냥 완도 여객터미널로 맞춰가기보단 부두 숫자를 맞춰서 가는 게 정확할 겁니다.
완도-제주 취항 시간은,
이용하기 편리한 시간대는 완도에서 15:00, 제주에서 19:30 입니다.
그 외 새벽 시간도 있는데 아이들 데리고 가기엔 부담스러운 시간대였어요.
3 부두에 오면 이렇게 생긴 매표소가 보입니다.
여기서 줄을 서서 차를 선적하는 거지요.
낮에 출발한다면 15:00 배가 보통 있습니다.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라고 쓰여있으니 13:30 에는 도착해야겠지만,
실상은 10~15분 정도는 늦어도 충분히 타니 급하게 무리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블루펄로 가는 경우 차가 훨씬 많아서 줄 선 차들 타는데만 10분이 넘어 보였습니다.
차량을 싣기 전에는 이름만 물어보기도 하고 신분증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처음 가면 잘 모르니 매표소 직원 기다리기도 하고 뭐 해야 할지 몰라 좀 당황하는데 모바일티켓으로 카카오톡 전송받으셨다면 그냥 바로 차 실어도 됩니다.
모바일티켓 전송하기를 안 누르셨다면 지류 티켓을 교환해야 합니다.
클릭 한 번 차이로 참 여러 불편함을 겪을 수 있으니 꼭 모바일로 받아 오세요.
완도여객터미널은 생각보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매점, 유아휴게실, 의자, 화장실...
정말 이 정도입니다.
여기서 뭘 드시려고 생각하셨다면 편의점 컵라면만 먹을 확률이 90%라 생각합니다.
유아휴게실도 그 큰 공간에 소파 한 개랑 개수대 1개, 정수기 1개를 빼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자레인지도 없으니 미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마저도 다른 식구가 아이들 밥 먹이고 있으면 앉을 데도 없어서 당황스럽죠.
그러니 다른 휴게소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시고 오거나 그전에 무얼 먹을지 미리 생각해서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터미널 내부는 그냥 의자에 앉아 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북적입니다.
비행기 타러 공항 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따로 수속 절차도 없고 그냥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등본 보여주면 됩니다.
가방을 열지도 않고 줄 서는 시간을 빼면 로딩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건 차라리 배로 여행하는게 좋죠.
하지만 완도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간도 3시간이니 줄다리기 하면 뭐가 이길지는 모릅니다.
바로 이곳이 유아휴게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데, Info에 물어보시면 바로 알려주십니다.
제가 말씀드린 소파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기침대도 하나 있네요.
다른 식구가 있어서 지난 여행 때에는 구경만 하다 갔는데 봄 여행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지 저희가 차지했습니다.
조금 늦게 오신 분들이 돌아가시기도 했어요. 과거의 저희 모습이죠...
여름에는 거의 불가능한 찬스입니다.
소중한 정수기 하나.
아이들 식사시키려면 뜨거운 물만 부어서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져오면 최고죠.
찾아보니 그런 제품이 있더라고요.
전자레인지에 데우려면 또 매점에 가야 합니다.
그마저도 그냥 데우기 미안해서 뭐라도 사게 되고요.
격리된 공간에 있는 개수대입니다.
옆에 있는 기저귀 갈이대가 너무나 심플해 보입니다.
여객터미널을 탓하기엔 여기 사정도 모르고 뭐라 할 수도 없네요.
이제 탑승하러 갑니다!
차를 싣고 내려왔던 그 길로 다시 돌아갑니다.
차까지 실으면 홀가분하기에 아까 안 보이던 완도 경치도 보이고 시원합니다.
배에 탑승하면 아이들이 오락실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들어가자고 난리지요.
최소 한판은 1000원 정도고 그나마 싼 두더지 잡기가 500원입니다.
게임은 보글보글, 철권(좀 오래된 거...), 비행기 게임, 테트리스 등이 있습니다.
이니셜디 자동차 운전 게임기가 있는데 한 개는 고장이네요.
그 외 인형 뽑기와 코인 노래방 기기가 있습니다.
여기서 쉬는 공간이 있는데 2등실이나 3등실 사람들이 여기서 쉬기도 합니다.
띠용? 여기서 쉰다고요?
네, 그나마 여기가 낫거든요.
2등실이나 3등실 분들은 이런 말을 해서 뭔가 불안하다는 걸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제일 처음 입장하면 여기가 보입니다.
인포메이션 센터인데 특등실과 1등실, 펫룸처럼 룸 하나를 대여하신 분들은 여기서 키를 받고 올라가시면 됩니다.
그런 객실들은 전부 위에 있습니다. 한층 올라가세요.
맡에 칸은 매점과 2등, 3등실이 있습니다.
블루펄의 경우엔 2등실이 다인실이지만 개인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공간입니다.
커튼을 치고 누울 수 있거든요. 같은 가격이지만 차원이 다른 서비스라 생각합니다.
배를 예약할 때 2등실 예약하실거면 블루펄인지 실버클라우드인지 잘 보시고 판단하시면 될 듯합니다.
아까 이야기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위로 가면 특등실과 1등실들이 있습니다.
자꾸만 설국열차가 생각나네요.
제가 2등실을 타고 와서 그런지...
봄의 제주도는 바람이 상당히 많이 붑니다.
제주도에 사시는 분들도 제주 날씨 좋지 않냐고 물으면, 거짓말을 안 하고 어떻게 좋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많이 오고 흐리기도 하다네요.
이날도 바람이 상당히 세서, 타신 분들이 유독 배가 많이 휘청이는 날이라 했습니다.
그냥 여행객이 아니라 제주도 말투를 쓰시는 제주도민들 같았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화장실이나 다른 공간에 갈 때 복도 벽에 부딪힐 정도로 휘청였습니다.
그래서 2시간 정도 지났을 땐 저도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뱃멀미가 상당했습니다.
앉아만 있으면 제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멍하게 있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짜증내서 객실에 들어가 쉬지를 못 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알려줘서 가게 된 키즈룸에서 다행히 신나게 놀아서 그나마 1시간 좀 멍 때리면서 쉬었습니다.
키즈룸에는 미끄럼틀, 블록, 앉아서 타는 미니카 정도 있습니다.
미끄럼틀 경사가 비정상적으로 심하니 2살 미만 아이들은 위험해 보입니다. 보시면 아실 거예요.
타자마자 보이는 매점입니다.
인포센터 건너편이죠.
매점, 카페, 키즈룸, 오락실이 있는데 오락실을 제외하고 매점, 카페, 키즈룸은 배가 부두에서 떠나야 오픈합니다.
10~20분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처음엔 잘 이해가 안됐지만, 여기 일하시는 분들이 모두 배에 직원들이라 취항 준비를 하려면 결국 운영을 못하니 당연한 거였습니다.
마지막 사진으로 보여드립니다. 바로 2등실의 모습...
저도 사진으로는 몰랐는데 여기에 25명 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네요.
실제론 10명만 들어가도 꽉 차 보입니다.
저의 첫인상은 거의 난민촌...
다른 승객분들도 항의하셨습니다. 여기 지금 들어가라는 거냐고... 여기 몇 명 타냐고.
여기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저 질문은 또 몇 번이나 들었을지 생각하니 저는 아무 말도 못 하겠더군요.
창문을 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선박 특성상 공조는 따로 있고 그마저도 환기가 잘 되지 않아서 아주 힘들었습니다.
참고 자기도 힘들었는데 아이가 자꾸 울고 짜증내서 거의 3시간을 배안을 걸어 다니거나 오락실 가거나 키즈룸에서 버티다 겨우 내렸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오는 편은 깡그리 취소하고, 특등실로 바꿨습니다.
그래도 제주도 여행은 즐거웠습니다.
고통은 잠시, 여행은 일주일.
제 차로 여행하는 맛은 또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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